행사자료실
[25.11.03] 서울대 러시아연구소-홋카이도대 슬라브연구센터 공동학술대회 Care and Empathy
Author
admrusins
Date
2026-02-21
Views
92




본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생명정치와 돌봄 윤리라는 인문학적 성찰부터 실효성 있는 교육 개편안까지 아우르는 다각적인 분석이 전개되었으며, 이 심포지움이 참여한 발표자 4인의 자세한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종현 교수는 “Biopolitics and Care in Soviet Russia: Analyzing Nikolai Semashko’s Thoughts on Healthcare”라는 제하의 발표를 통해 소련 및 러시아 사회의 돌봄 개념을 생명정치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탐구하였다. 보리스 그로이스의 철학적 사유를 토대로 신체와 제도적 돌봄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한편, 소련 초대 보건인민위원 니콜라이 세마슈코가 정립한 사회화된 보건 의료 시스템의 역사적 함의를 조명하였다. 특히 일상생활을 의미하는 ‘비트(byt)’의 위생적 재조직화와 노동 윤리가 단순한 보건 증진의 차원을 넘어 노동자의 신체를 정치적 주체로 주조하는 생명정치 전략으로 작동했음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고찰은 러시아 특유의 제도 중심적 돌봄 전통이 지닌 기원을 규명함으로써, 현대 러시아 문화 속에 내재한 돌봄과 생명정치 사이의 유기적 상관성을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2. 최희승 교수는 “The Concept of Care/Caring in Russian-speaking countries and Korea”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어권의 돌봄 개념을 학술적으로 대조하고 그 분석 결과를 논의하였다. 한국의 간호 돌봄이 ‘정(情)’과 ‘성의’에 기반한 이타적 행위임과 동시에 전문적인 과학 교육 체계를 지향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한편, 러시아어권에서는 돌봄을 도덕적 헌신인 ‘자보타(Zabota)’와 실무적 행위인 ‘우호트(Ukhod)’로 구분하여 파악하는 경향이 있음을 고찰하였다. 특히 이 상이한 두 개념의 유기적 결합이 전인적 간호의 본질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양 문화권이 타인에 대한 헌신과 관계 지향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음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문화적 공통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향후 이주민 맞춤형 간호 교육 모델을 설계하고 정착시키는 데 필수적인 이론적 근거가 된다고 제언하였다.
3. 정유미 교수는 2025년 11월 『문화교류와 다문화교육』에 게재한 논문 「국내 간호대학의 다문화 교육 현황 분석」의 주요 성과를 홋카이도대 슬라브유라시아 연구자들에게 소개하였다. 해당 연구는 한국의 187개 간호대학을 전수 조사하여 분석한 결과, 다문화 관련 교과목의 개설률은 62.6%에 달하나 이 중 절반 이상(51.6%)이 선택 과목으로 운영되고 있어 교육의 실효성이 낮음을 규명하였다. 특히 간호대학 내 외국어 교육의 97%가 영어에 편중되어 있어,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급증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 강좌를 개설한 대학이 단 1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요 한계로 지적하였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정유미 교수는 다문화 대상자에 대한 총체적 간호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교과목의 필수화 및 러시아어를 포함한 제2외국어 선택권 확대를 골자로 하는 교육과정의 혁신적 개편을 강조하였다.
4. 황유경 박사과정생은 1941년부터 1944년까지 872일간 지속된 레닌그라드 봉쇄라는 극한의 비극적 상황을 배경으로, 시인 올가 베르골츠의 작품 속에 투영된 ‘돌봄(Care)’의 문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본 연구는 러시아어의 돌봄 개념을 정서적·심리적 차원의 관심과 공감을 의미하는 ‘자보타(Zabota)’와 실무적·물리적 차원의 간호를 뜻하는 ‘우호드(Ukhod)’로 구분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베르골츠의 시가 단순한 물리적 행위를 넘어 타자와 공존하는 존재론적 돌봄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분석하였다. 특히 넬 나딩스의 돌봄 윤리를 분석의 틀로 도입함으로써, 전장의 위생병이나 이웃 여성이 고통받는 타자에게 수용적으로 반응하는 ‘전념(Engrossment)’과 그를 향해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동기적 전치’의 과정을 「위생병(In the Hospital)」및「이웃과의 대화」등의 주요 시편을 통해 명확히 규명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하여, 연구자는 베르골츠의 시적 목소리가 개인의 상실을 공동체의 고통으로 확장하며, 극한의 죽음 앞에서도 생존 의지를 회복시키는 정서적·심리적 돌봄의 언어적 실천으로서 기능했음을 증명하였다.
